·제   목 : [경인일보]양돈축사에 핀 '미술의 꽃' (2003-04-28 게시물)
·작성자 : 이영미술관 ·작성일 : 2006-11-24 ·조회 :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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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생광(1904~1984)의 역작 '명성황후'. 보는 이를 압도하는 붉은 화폭은 비극적인 한국 근대사의 파노라마다. 화폭이 된 4폭
병풍(300호) 하단에 시해당한 명성황후가 가로로 누워있고 몸에서는 연꽃이 피어난다. 불타는 경복궁과 울분에 찬 민중, 가해자 일본 낭인들,
나무와 새도 두려움에 떨었던 그날의 폭거가 되살아났다. 한지 위에 석채(石彩)와 금분을 사용, 생생한 색감과 벽화같은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7일 개관한 이영미술관(용인시 기흥읍 영덕리 221)이 박생광과 전혁림, 정상화 그리고 막돌 작업의 조각가 한용진의 작품들로 개관
기념전을 열고 있다.
토속적 색채와 가식없는 필치로 한국적 미감의 한 전형을 형상화한 박생광의 작품은 이밖에 '신기루 두 번 경주 토함산
해돋이' '성산 일출봉'과 초기 무녀도 등 10점을 만날 수 있다. 처음 공개되는 '가야금치는 여인'은 김 관장보다 더 지성으로 박생광을
보살폈던 김 관장의 부인 신영숙 씨를 모델로 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모노크롬(단색) 회화로 이름을 날린 재불화가 정상화의 작품
10여점은 박생광과 맞은 편 전시실에서 볼 수 있고, 유채와 추상이라는 서양화법으로 한국성을 치열하게 탐구했던 전혁림의 작품은 전시동을 달리
해서 걸었다. 12작품으로 구성된 전혁림의 '코리아 환타지'는 86·88년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축제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김
관장을 설명했다. 한용진의 막돌 작업은 야외공간에 거칠고 힘있는 조형미를 드러내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90년부터 미술관
건립을 준비, 11년 만에 이날 공식 개관한 이영미술관은 양돈축사를 개조한 건물. 한때 양돈업을 했던 김이환(67) 관장은 축사의 고단한
역사(歷史)를 그대로 살리면서 미술관으로 변화시켰다. 8천여평의 부지에 9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야산에 둘러싸인 아늑한 공간과 수십년 동안
심고 가꾼 소나무들의 조형미도 일품이다.

개관전 전시작은 모두 김관장의 소장품들. 김 관장의 컬렉션도 특기할 만하다. 갤러리나
화상을 통하지 않고 작가와의 인간적 교류와 교감속에서 이뤄졌다. 특히 박생광과의 인연은 각별해 김 관장이 서울에서 공직생활을 하던 76년
동향인이자 진주농업학교 선배인 박생광을 알게 돼 이후 작고시까지 인간적인 배려와 예술적 후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성황후'에
대해 김 관장은 “83년 제작 당시 경복궁 답사에 동반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자료를 수집해 드리곤 했다”면서 “일본에서 미술공부를 했고
국내보다 일본화단에서 더 명성을 떨쳤던 선생이 왜 명성황후와 전봉준을 소재로 역사화를 제작했는지, 그 의도를 관람객들이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용진의 막돌 작업 역시 지난해 미술관 내에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 탄생한
역작들이다.

예술에 대한 사랑과 조예가 남다른 김 관장은 미술관 운영에 대해 “상설전과 기획전은 물론, 운영위의 논의를 거쳐
공모전을 개최해 미술 발전에 기여할 생각”이라며 “그동안 모은 2만여권의 도록·자료 등으로 자료실을 만들고 어린이들을 위한 조형체험실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영미술관:(031)213-8223, 214-4365